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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양 플랜트 용접의 특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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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강재를 다루는 용접이라도, 배 한 척과 육상 구조물 하나를 만드는 일은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파도에 시달리며 수십 년을 버텨야 하는 선체, 그리고 바다 한가운데서 원유와 가스를 처리해야 하는 해양플랜트는 설계 철학부터 용접 관리 방식까지 육상 구조물과는 다른 기준으로 접근한다.
아래에서 조선·해양플랜트 용접이 왜 특수한 분야로 취급되는지 폭넓게 정리해본다.

대형 구조물을 나눠서 만든다 – 블록 건조와 용접의 역할

현대 조선업은 배 한 척을 통째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블록으로 나누어 각각 제작한 뒤 도크에서 조립하는 블록 건조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이 방식에서 용접은 단순히 부재를 붙이는 작업을 넘어, 블록 내부의 소조립·중조립 단계부터 대조립, 그리고 최종적으로 블록과 블록을 잇는 탑재 용접까지 전 공정에 걸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생산성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이 용접이다 보니, 조선업계는 자동화·고능률 용접법 도입에 특히 적극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TMCP 고장력강의 특수성

선박이 대형화되면서 선체에 쓰이는 강재도 갈수록 고강도·후판화되는 추세다.
이런 고장력강은 대개 TMCP(열가공제어공정, Thermo-Mechanical Control Process)로 제조되는데, 이 경우 각 강재의 탄소당량(Ceq) 또는 균열감수성지수(Pcm)를 선급이 인정하는 지침에 따라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탄소당량이 높은 강재일수록 저온균열(수소균열)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예열·용접조건을 적용하는 것이 조선 용접에서 매우 중요한 관리 항목이다.

두께에 따라 달라지는 충격시험 요구

선급 규칙을 보면 강재 등급과 두께에 따라 충격시험(샤르피 충격시험) 요구 조건이 세밀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두께 25mm 이하의 B급 연강은 충격시험을 생략할 수 있는 반면, 특정 열처리(ARS 또는 CRS)를 거친 두께 50mm 초과 A급 연강은 B급 연강과 동일한 기준으로 충격시험을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이런 세부 기준은 결국 두꺼운 강재일수록, 그리고 파괴 시 피해 규모가 큰 부위일수록 더 엄격한 인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반영한 것이다.

내식강이라는 대안

화물유탱크처럼 부식 환경이 가혹한 부위에서는, 별도의 방식(도장) 조치 없이도 내식성을 확보한 내식강을 적용하는 방식이 국제협약(SOLAS)과 관련 기준(MSC.289)에 규정되어 있다.

두께 50mm까지의 강판·평강·형강에 적용되는 이 내식강은, 화물유탱크 저부와 상부에서의 내식성능을 별도로 시험·승인받은 강재를 의미하며, 이를 사용하면 도장 유지보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형 컨테이너선을 둘러싼 용접법 경쟁 – 직선형과 계단형

조선 용접의 특수성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가 대형 컨테이너선 제작 규정을 둘러싼 논쟁이다. 국제선급협회가 대형 컨테이너선 제작 규정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일본에서 주로 쓰는 계단형(스텝형) 용접법과 한국에서 주로 쓰는 직선형 용접법이 함께 등록된 적이 있다.

일본 업체들은 계단형 용접이 만약 용접부에 균열이 발생하더라도 그 균열이 선체 전체로 확산되지 않고 구간 안에서 저지된다는 점에서 안전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는 같은 용접이라도 ‘생산성’과 ‘균열 전파 저지’라는 서로 다른 우선순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용접 전략이 채택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조선 특유의 골칫거리 – 숏프라이머 위 용접

왜 프라이머 위에 용접을 해야 하는가

조선소에서는 강판을 절단·가공하기 전 단계에서부터 방청을 위한 숏프라이머(도장)를 미리 입혀두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도장된 강판을 그대로 소조립·대조립 단계에서 용접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프라이머 성분이 용접열로 인해 기화하면서 용접부에 기공(porosity) 결함을 일으키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특히 조선·교량 분야에서는 판 두께 6mm 이상의 중후판이 많이 쓰여 필릿 용접의 용융지 크기도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럴수록 프라이머로 인한 기공 문제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

T이음 수평 필릿용접에 요구되는 비드 품질

조선·교량 분야의 T이음 수평 필릿용접에서는 매우 정돈된 비드 형상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슬래그로 용융지를 받쳐 비드 형상을 잡아주는 플럭스코어드와이어를 활용한 탄산가스(CO2) 아크용접이 널리 적용된다.

프라이머로 인한 기공 문제와 비드 품질 확보라는 두 가지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 일반 구조물 용접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조선 용접만의 세부 과제라 할 수 있다.

피로강도, 선체가 평생 짊어지는 숙제

파도 하중과 용접부 응력집중

선박과 해양구조물은 정적인 하중뿐 아니라, 파도에 의한 반복 하중을 수명 내내 받는다. 이 때문에 피로강도(반복 하중에 대한 저항성)가 육상 구조물보다 훨씬 중요하게 다뤄진다.

실제 연구에서도 선체 구조 중 T형 이음부나 호퍼 너클(Hopper Knuckle)처럼 형상이 급격히 변하는 부위가 피로손상에 특히 취약한 지점으로 자주 지목된다.

결함 평가와 유지보수 비용의 관계

해양구조물의 피로 안전성을 평가할 때는, 용접부나 구조적 취약부에 존재하는 초기 결함의 크기·형상 정보를 바탕으로 파괴역학 기반의 결함 평가 해석이 함께 수행된다.

비파괴검사로 확인된 결함 크기가 이런 해석을 통해 산출된 허용 가능한 임계 결함 크기보다 작다고 판단되면, 굳이 피로강도 개선을 위한 별도의 용접후열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경제성 측면에서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해양플랜트의 추가 변수 – 초고강도 강재와 부식

라인파이프와 고강도 용접재료의 필요성

해저 파이프라인처럼 고강도 강재를 사용하는 해양플랜트 구조물에서는, 용접부 강도가 모재보다 일정 수준 높은 오버매치(Overmatch) 조건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원주용접부의 열영향부 연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저입열·고속 용접이 함께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 고강도와 저입열이라는 상반된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것도 해양플랜트 용접의 특징이다.

고내식 합금과 클래딩

해양플랜트는 염수·황화수소 같은 부식성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기 때문에, 탄소강 구조물 표면에 내식성이 뛰어난 니켈합금이나 듀플렉스 스테인리스강을 용접으로 덧씌우는 클래딩(오버레이 용접) 기법이 자주 활용된다.

또한 체결용 볼트류에서도 고강도이면서 내식성이 뛰어난 듀플렉스 계열 소재가 해양플랜트 산업에서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부식 관리가 해양플랜트 설계 전반에 걸쳐 있는 핵심 변수라는 것을 보여준다.

고능률화를 향한 기술 개발 흐름

조선·해양구조물 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얼마나 크고 두꺼운 구조물을, 얼마나 빠르고 신뢰성 있게 용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CO2 자동용접 적용 확대, 용접 로봇 채용, 피로강도 개선을 위한 피닝(Peening) 공정, 스프레이 이행형 CO2 가스아크용접, 여러 전극을 동시에 사용하는 고능률 서브머지드아크용접, 레이저-아크 하이브리드 용접, 그리고 대형 LNG선 건조를 위한 마찰교반용접(FSW) 적용 검토까지 다양한 연구개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구조물의 대형화와 사용환경의 가혹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극후 고장력강판 개발과 이를 뒷받침할 고능률·고정밀·고신뢰성 용접기술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압축해서 정리

조선·해양플랜트 용접의 특수성은 결국 ‘반복되는 대형 구조물’과 ‘가혹한 사용환경’이라는 두 축에서 비롯된다.

블록 건조 방식에 따른 대량 반복 용접, TMCP 고장력강의 탄소당량 관리와 두께별 충격시험 기준, 프라이머 도장 강판 위에서의 기공 관리, 파도 하중에 따른 피로강도 설계, 그리고 해양플랜트 특유의 초고강도 오버매치와 클래딩까지, 일반 구조물 용접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는 변수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이런 복합적인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고능률·고신뢰성 용접기술 개발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분야라는 점이, 조선·해양플랜트 용접을 다른 산업 용접과 구분 짓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관련 자주묻는 질문 ㅣ Q & A

Q1. 조선 용접은 왜 자동화·로봇화가 특히 활발한가요? 블록 건조 특성상 동일하거나 유사한 용접선이 대량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효과가 다른 산업보다 크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Q2. 숏프라이머를 아예 벗겨내고 용접하면 안 되나요? 가능하지만 별도의 공정 단계가 추가로 필요하고, 벗겨낸 부위의 방청 성능이 손실되는 문제가 있어 현장에서는 프라이머 위 용접이 가능한 조건을 확보하는 방향이 더 선호됩니다.

Q3. 해양플랜트 용접은 조선 용접보다 항상 더 어렵나요?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해양플랜트는 부식 환경과 초고강도 요구가 추가로 겹치는 경우가 많아 관리해야 할 변수가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Q4. 직선형 용접과 계단형 용접 중 지금은 어느 쪽이 표준인가요? 국제선급협회에 두 가지 방식이 모두 등록되어 있으며, 실제 채택 여부는 조선사와 발주처의 설계 방침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5. 클래딩(오버레이 용접)은 어떤 재질에 주로 적용되나요? 탄소강 구조물 표면에 니켈합금이나 듀플렉스 스테인리스강 같은 고내식 합금을 덧씌우는 방식으로 주로 활용됩니다.

Q6. 해저 파이프라인 용접에서 오버매치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파이프에 큰 소성변형이 가해질 수 있는 환경에서, 용접부 강도가 모재보다 낮으면 그 부위에 변형이 집중되어 파손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세라미라클
18년 동안 현장에서 용접 작업 및 업무를 했으며, 용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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